바다거북은 산란기가 되면 해변 위로 올라와 모래 구덩이를 깊게 파고 50~100개의 알을 낳아요. 그로부터 55일이 지나면 새끼가 부화합니다. 새끼들은 스스로 모래를 파고 나와 바다로 돌아오죠.

그런데 최근 특이한 현상이 관측됐는데요. 호주와 미국 플로리다에서 오랜 시간 거북을 연구해온 연구진들은 최근 부화한 바다거북이 모두 암컷이라고 보고했어요. 특히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지난 4년간 수컷 바다거북은 한 마리도 없었다고 말할 정도예요.

원래 바다거북은 수컷보다 암컷의 부화율이 월등히 높다고 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로 수컷 부화율이 낮은 경우는 없었어요. 이렇게 심각한 성비 불균형은 바다거북의 생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극단적이에요. 😱

파충류의 성비 불균형 배경

그런데,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요? 바다거북의 성이 결정되는 조건에 있어요. 사람은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X, Y 성염색체에 따른 성이 있어요. 그런데 바다거북과 같은 파충류들은 대부분 알 부화 시점 ‘온도’에 따라 성이 좌우된다고 해요. 바다거북의 염색체 안에는 암수를 결정하는 유전자가 모두 있거든요. 온도에 따라 알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이 바뀌고, 이에 따라 성이 결정됩니다. 🚻

바다거북의 경우엔 알을 품는 모래의 온도 영향을 받아요. 평균적으로 섭씨 27.7도 이하에서 부화하면 수컷, 31도 이상에서 암컷이 된다고 하는데요. 바다거북의 대표 산란지인 호주 레인섬의 모래 온도가 90년대 이래로 매년 평균 1도 이상 높아졌을 정도라고 하니,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 것 같습니다.

파충류의 이러한 특이점은 이상 기후와 맞물렸어요. 악어, 도마뱀, 바다거북이 위기에 처한 이유죠. 최근 과학 학술 저널 <네이처>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의 비율을 분석한 결과, 파충류 21.1%로 양서류와 포유류 다음으로 가장 위험해 처한 종이라고 해요. 🐊🐍

그런데 기온 상승에 따른 성비 불균형 문제는 파충류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다름 아닌 사람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하는데요. 지난 2014년 일본의 의학 연구소에 따르면, 기온이 오를수록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 출산율이 높아졌다고 해요. 👶

기온이 오르면 자연스레 산모의 신체 온도도 높아지기 때문인데요. 이때 남아가 여아에 비해 높은 스트레스 반응을 보인다고 해요. 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는 경우, 유산될 확률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높은 중동 지역이나 아프리카 지역은 대체로 남성보다 여성 인구가 많다고 보고된 바 있어요. 🌡🌞

물론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해요. 하지만 인간의 생존 역시 기후 변화에 따른 위기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오늘의 그린레터 어떠셨나요? 

여섯 번째 주제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바다거북의 번식과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

이러한 문제는 바다거북만이 처한 위험이 아닌, 대부분의 파충류에 해당하는 얘기였고 더 나아가 우리 인간의 문제 이기도 했어요. 🤷‍♀️

오늘의 그린레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