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Greener 님.

마케터 슬기입니다.

벌써 30번째 그린레터입니다.

제가 그린레터를 처음 만들 때부터 함께했던 건 아니지만

이렇게 30번째 레터를 발행하려니

기분이 묘하네요.

누군가는 고작 30번째를 발행하면서 왜 그리

감상에 젖느냐고 물을 수 있지만,

저는 이 30이라는 숫자가 

그동안 레스벗그리너가 쌓아온 시간의 결과처럼

느껴져 너무 뿌듯하고 반갑습니다.

지난 시간 동안 함께해주신

그리너 님 덕분이에요! :)

마침 오늘은 저희 멤버 현수 님이 글을 썼어요.

주제도 새로운 준비에 대한 글입니다.

재밌게 읽어주시고, 앞으로 달라질 레스벗그리너의

모습을 많이 기다리고 기대해주세요!

더 다양한 삶을 만날 준비

레스벗그리너를 만들어 온 지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참 많은 그리너를 만나고, 이야기를 들었어요. 레스벗그리너를 아껴주시는 그리너 분들 중엔 저와 비슷한 분들도 있었고, 저보다 더 필요를 명확히 파악해 살아가는 분들도 계셨어요. '필요한 만큼 사용하는 생활 습관'이라는 하나의 슬로건으로 모인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같은 삶을 산다고 말할 수 없더라고요.

모든 사람은 매 순간 본인만의 선택을 해요. 동일한 가치관과 선택으로 함께 모인 공동체일지라도 그 안에서 또 다른 결정으로 각자만의 삶이 만들어지죠.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그 다양성을 유쾌하게 보여줬어요. 그 영화는 우리 모두는 매 선택으로 다른 결과의 삶이 주어지며, 덕분에 한 개인에게는 셀 수 없이 많은 '나'가 존재한다고 말해요. 그리너 분들도 그런 것 같아요. 레스벗그리너라는 공통 분모가 있지만 저마다 다른 삶을 살고 계시죠.

심지어 저희도 그렇고요. 누군가는 결혼을 했고 누군가는 아이가 있으며, 또 누군가는 부모님과 살고 누군가는 혼자 살죠. 레스벗그리너라는 공통 분모 안에서도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공존하는 만큼, 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뾰족하게 이야기할 줄 아는 브랜드가 되어야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브랜드를 다듬는 준비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저희는 먼저 브랜드의 배경을 더 디테일하게 다지기로 했어요. 각자의 영역에서 동일한 목소리를 내야하니까요. 일단 어떤 성향과 취향을 가진 분들이 어떤 상황에서 레스벗그리너를 선택하는지부터 파악했어요. 제품 리뷰를 남겨주시는 분들과 레스벗그리너 브랜드 메시지에 공감해주시는 분들까지 모두 찬찬히 살펴보았어요. 그러자 저희가 각자 가늠만 하던 그리너의 실루엣이 점차 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과정을 여러분께 공개하고 싶지만, 내용이 많기도 하고 아직 진행 중인 작업이기에 우선 이 정도로 살짝 보여드려요! 수많은 대화와 논의 끝에 저희가 정의한 그리너의 정체성을 한 문장으로 한다면,

바로 ‘자기만의 기준으로 일상을 선택하는 똑쟁이’!

(똑쟁이라는 단어가 다소 올드하지만 (?), 이것만큼 그리너들을 정의할 단어가 없더라고요. ㅎㅎ 혹시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 )

똑쟁이들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어느 지점에서 사용을 멈춰야 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남들과 다를지라도 자기만의 명확한 기준이 있으니까요. 저희는 어떤 일상을 살든지 이 글을 보고 계시는, 그리고 레스벗그리너를 아는 모든 분이 똑쟁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이유에서든 수많은 브랜드와 유사한 제품들 사이에서 레스벗그리너를 선택하신 거니까요. 

요즘엔 앞서 설정한 페르소나와 브랜드의 방향성을 기반으로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하며 여러 자료를 살펴보고 있어요. 

여러분 혹시 몇 년 전에 디자인 잘했다고 알려진 '포르투갈의 포르투 도시 브랜딩' 들어보셨나요?

도시 포르투의 다양한 이야기를 명료하면서도 조화롭게 담아내 호평을 받은 프로젝트인데요. 처음 제작사에서 이 프로젝트를 의뢰 받았을 때, 포르투를 몇가지 랜드마크로만 보여줄 순 없다고 생각했대요. 포르투는 2천년 역사가 살아있는 도시거든요. 어떻게 하면 이 역사를 살릴까 고민하던 중, 포르투의 유서 깊은 건축물에서 볼 수 있는 전통적인 푸른 타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조합과 변형이 가능한 그리드 형태의 타일에 포르투를 대표하는 아이콘을 넣은 디자인이 만들어졌어요. 아이콘은 단독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타일 그리드를 통해 공공 시설물이나 건물 혹은 교통 수단 등 어느 곳에도 적용하기 쉬워요. 그리고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플렉서블한 디자인을 통해 포르투는 다양한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생명력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필요한 만큼 사용하는 삶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분, 제품이 예쁜데 지속 가능성까지 챙겨갈 수 있어서 좋아하는 분, 간편하고 실용적인 삶을 추구하시는 분. 저희 제품을 사용하는 분들의 맥락은 모두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여러 유형의 그리너들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아내는 레스벗그리너의 디자인을 보여드릴 테니,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