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Greener 님.

마케터 슬기입니다.

한 주 동안 안녕하셨나요?

오늘은 어쩐지 조금 무거운 이야기를

함께 나눌까 해요.
맞아요. 자본의 도움 없이 스몰 브랜드를 운영하는 일에 대한 어려움입니다.
님이 이렇게 저희를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신 덕분에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이 브랜드를 계속 생존시키는 건

다른 문제더라고요.

인지도 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매출 성장도 따라줘야 하니까요.

저희 브랜드를 꾸준히 찾아주시고,

또 새로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지만,

현재 저희의 상황에서 부족한 수치인 것도 맞아요.

정말 고민이 많아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분을 만날 수 있을까,

우리가 걷는 방향이 잘못된 걸까.

고민을 안고만 있기보다 이렇게 풀어내는 건,

아무리 건강한 사색일지라도

고이면 썪기 마련이기 때문이에요.

님에게 이 이야기가 어떻게 닿을지 모르겠지만, 

고민의 씨앗을 바깥에 뿌렸으니 

어떤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든 싹이 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만나서 할게요!
번개 커피챗을 준비했으니,
뉴스 부분을 참고해주세요.

오늘은 코파운더 동진 님의 이야기를 나눠요.

브랜드를 론칭하며 어떤 가설을 세웠는지,

이를 검증하는 지금의 과정에서 어떤 마음과 자세로 걷고 있는지.

한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동진 님의

브랜드 육아기를 함께 보시죠!

📚코파운더 동진의 사업기

이제껏 내 삶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즉각적으로 실험하는 일의 연속이었다. 나는 이 과정에서 희열을 느꼈고, 이 방식이 가장 나다운 삶이라고 생각한다. 

20대 중반에 무작정 요식업계에 뛰어든 것도 그런 맥락에서 비롯했다. 어릴 적부터 TV에서 백종원 선생님이나 이연복 셰프를 보며 ‘미슐랭 판정단’이 되기를 꿈꿔왔는데, 일단 음식과 관련된 일을 해야 그들처럼 맛있는 음식을 맛볼 줄 아는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여러 유튜브 영상과 세계 최고의 요리학교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의 교과서로 요리 독학의 길을 걸었다. 그런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의문이 들었다. ‘음식점은 왜 손님이 오기를 기다려야 하는가?’ ‘너무 트래픽에 의존하는 게 아닐까?’ 나는 심플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직접 고객을 찾아가자고. 푸드 트럭 한 대를 사서 길거리 음식 장사를 하며 본격 나의 사업 여정이 시작됐다.

2017년 겨울, 코파운더로 시작한 공유주방 사업이 1년 반 만에 우버 Uber의 창업자로 유명한 트래비스 캘러닉의 회사에 100억 가치로 매각되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과 함께 사업을 한다는 기대만 너무 앞섰는지, 나는 앞으로 내가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할지 생각하지 못했다. 나는 그곳에서 한계에 부딪혔다.

내가 현장에서 이미 경험한 문제들과 그 문제에 대한 방안을 갖고 있었지만, 팀을 설득하는 일은 다른 차원이었다. 내 개인의 역량 탓이기도 했고, 조직 문화의 허술함이기도 했다.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있음에도 우리 팀은 원팀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회사가 지속가능하려면 각 개인의 능력이 하나로 모여 원팀을 이뤄야 하지 않을까? 

🚀레스벗그리너의 시작

레스벗그리너의 정동일 코파운더는 글로벌 공유주방 스타트업에서 함께한 동료다. 우리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음식 배달 대행 시장의 크기보다, 더 크게 늘어나는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에 큰 문제 의식을 느꼈다. 평범한 일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생활용품들. 생산부터 소비 습관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너무 당연히 받아들이는 생활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게 아니라 생활 방식을 바꾸면서 자연스럽게 변화에 가속도를 붙이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일상에 스며드는 방식으로. 레스벗그리너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사업을 시작하며 세운 가설
[생활용품 시장 분석]
✔️ 국내 생활용품 시장은 4.5조원 규모로 덩치가 제법 크지만, 연평균 성장률은 2%대로 성숙기에 머물러 있다.

✔️ 국내 시장에서 다음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1) 친환경에 대한 관심과 수요 증대
  2)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1~2인 가구 수
✔️ 국내에 이를 관통하는 생활용품 브랜드나 기업이 있는가?
→ 현재 생활용품 시장은 대기업 규모로 경제 형태로 굳어져 있다. 일부 라이징 스타도 뚜렷하지 않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없는 상황.

[우리가 주목한 문제점]

✔️ 1~2인 소형 가구는 계속 늘어나서 거의 전체 인구에 70% 육박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생활용품이 4인 가구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 

✔️ 일상적인 소비의 남용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은 모두 인지하는 문제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소비를 줄이는 일이 경제적 성과와는 반대되는 방향이기 때문에 ‘친환경’은 마케팅에만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 한편 소비자가 친환경 제품을 쉽게 사지 않는 이유도 있다.
1) 제품 자체의 실용성 미흡 2) 매력적이지 않은 디자인 3) 편의성 부족으로 단발적인 구매

[제시할 해결책]
✔️ 소비의 남용을 일으키는 프로덕트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하자. (실용성, 디자인, 편의성을 개선해서!) 
✔️ BETTER PRODUCT → LESS WASTE

[타겟 고객]
20대 후반~30대 중반 여성 고객 :
가치 소비에 관심이 많고, 독립적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 나가는 시점이 아닐까? 생활에서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영역은 세탁인데, 이들의 세탁 생활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돕자.
기존 액상 세제는 제품 자체가 무겁고, 계랑도 어렵다.
→ 정확히 계량된 캡슐 세제로 이를 보완하자.

🏃‍♂️견디고 버티며 검증하기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더디게 흐른다. 딱 한 가지 정답이 있는 일이 아니기에 스스로 확신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좀처럼 나지 않는 성과에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예전엔 브랜드를 운영하는 일이 연애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나의 매력을 골라서 상대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고, 서로의 매력을 공유하며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나는 브랜드를 운영하는 일이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태어난 지 4개월 차 아들을 키우는 아빠가 되고 보니, 브랜드를 길러내는 데에는 절대적인 시간과 인내심 그리고 비용이 투자돼야 한다는 걸 실감한다. 브랜드를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키우는 게 가능할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란 건 분명한 듯하다. 아이를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브랜드가 위험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막아주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무엇보다 잘 성장하리라 믿어주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