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Greener 님! 마케터 슬기입니다.

여러분은 함께 걷고 싶은 동료가 있나요? '동료'를 사전에 검색해 보니, '같은 부문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이라고 하네요. 여기서 같은 부문은 동일한 직장을 말할 수도 있지만, 내가 정의하기 나름의 영역일 것 같아요.

저는 요즘 부쩍 동료의 존재에 감사를 느낍니다. 특히 브랜드를 만드는 일, 정답이 없는 일을 하니까 더욱 그래요. 저희와 비슷한 결과 고민으로 묵묵히 달리는 브랜드들을 보면 '그래, 우리도 할 수 있어!' 하고 마음을 다잡게 되거든요.

동료가 있으면 오래, 그리고 멀리 갈 수 있습니다. 그들은 저희가 나태해지지 않도록 건강한 자극을 주기도 해요. 덕분에 저희의 방향을 점검하고, 새로운 도전을 결단하기도 하죠. 레스웨이스트나 미니멀리즘. 용어부터 어렵게 느껴지는 이 키워드를 어떻게 풀면 좋을지 여전히 고민이 많은데요. 그때 다른 동료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을 살피는 게 도움이 됩니다. 우리끼리만 고민할 땐 도무지 파악할 수 없던 영역에 실마리가 보여요.

버려진 소재의 쓸모를 발견해 생명을 넣고, 정확한 정보를 투명하게 나누고, 지나간 시대의 감각을 되살리는 것. 공통의 지향점을 두고 저마다 다른 속도로 달리는 브랜드들을 모아봤습니다. 훌륭하게 길을 개척하는 동료들을 보니, 결국 중요한 건 방향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어요. '이 길이 나의 길인가?'라는 질문보다 중요한 건 올바른 방향으로 계속 걷는 행위라는 것을요.

Textile studio meb.

© meb

자신이 사랑하는 가치를 기반으로 일을 하면, 저절로 기쁨과 즐거움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아요. 레스벗그리너를 만들어 가면서 가장 즐겁게 여기는 것 중 하나는 저희와 같은 지향점을 두고 일을 만들어가는 동료들을 발견하는 것이에요. 때로는 브랜드로, 콘텐츠로, 혹은 가치 소비나 실천으로. 저마다 다른 형태로 자신의 길에서 영역을 세워가는 이들의 모습을 보는 게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메브 meb를 발견했을 때에도 그런 희열을 느꼈습니다. "We will always strive to make sustainable things. 우리는 늘 지속가능한 것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메브는 이렇게 스스로를 설명하는데요. 메브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전부 버려진 것들로 만들어져요. 직조를 하고 남은 실과 천 조각, 그리고 폐비닐이 주 재료로 사용되고 있죠. 그렇게 만든 바구니와 코스터, 가방 등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고유한 특징과 아름다움을 지녔어요. 

메브를 만드는 김수지 디렉터는 산과 바다를 사랑합니다. 그래서 그의 시선은 늘 자연을 향하고, 그의 손길은 늘 자연스러운 무형을 만드나 봐요. 자연스럽다는 것은 고유하다는 뜻이에요. 생각해 보면 자연에 놓인 것 중에 똑같이 생긴 것은 하나도 없어요. 심지어 바다에 결을 만드는 파도조차 매번 다른 모양으로 몰아치죠. 메브는 물건을 만들 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자연을 아끼는 마음이 담긴 물건은 누군가의 곁에서 독창적인 이야기로 살아 숨쉴 거예요.

©MUWM

비건 잡화 브랜드 무음 MUWM을 알게 된 건, 우연이었어요. 다른 프로젝트로 함께 일하는 동료가 늘 무음을 예찬했거든요. 제품이 자기 취향인 건 두 말 할 것도 없고, 가격도 착하고, 브랜드 가치도 너무 좋다고요. 누군가 이렇게 진심을 다해 사랑을 표현하면 마음이 열리게 마련이잖아요. 저도 그렇게 무음을 알게 됐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생각보다 환경에 진심인 브랜드더라고요.

무음의 브랜드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정말 정말 반가운 낱말을 발견했는데요. (무엇일 것 같아요?) 바로 Greener! 이 카테고리를 누르면 무음의 제품에 사용된 원단과 소재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알 수 있어요. 보다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소재를 얼마나 치열하게 공부하는지 알 수 있죠. 이 정보들을 보고, 저는 패션에서 흔히 사용되는 원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그동안 제가 가치 소비로 여기며 샀던 옷들이 친환경 포장만 입은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죠. 역시 자신의 가치를 정립하고 실천해 나가려면, 정보부터 모아야 하는 것 같아요. 님도 브랜드의 가치를 가늠할 때, 그 브랜드가 어떤 정보를 얼마나 정확하고 분명히 제공하는지 따져보세요!

Levi's SecondHand

© Levi's SecondHand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