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Greener 님! 마케터 슬기입니다. 
지난 레터 18호에서는 레스벗그리너 디자이너 현수 님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들려드렸는데요. 예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아 깜짝 놀랐답니다. 그리너 분들의 관심과 사랑에 감사하면서 한편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더해졌어요. (저희 진짜 진짜 힘내서 여러분과 오래 함께할게요!)

오늘은 향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우리 일상엔 향이 정말 자연스럽게 베어 있어요. 제 하루의 일상을 그려봤더니 그렇더라고요. 출근 준비를 하는 40분을 한번 보실래요?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가 폼 클렌징으로 얼굴을 닦고,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아요. 이때 바디 클렌저와 샴푸, 트리트먼트가 쓰이죠. 씻고 나와서 얼굴과 몸에 수분을 보충해주는 기초 화장품을 바르고, 파운데이션으로 피부 톤을 정돈해줍니다. 옷을 입고 난 후엔 오늘 기분과 어울리는 향수를 목에 살짝 뿌린 후 집을 나서요.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제가 사용한 제품엔 모두 향이 들어 있어요. 적어도 8~10가지나 되죠. 

이렇게나 다양한 향이 곁에 있는데, 우리는 향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나를 표현하고 알리는 도구

오늘날 향은 옷과 같이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여겨집니다. 향으로 기분을 나타내기도 하고, 향을 통해 자신이 그리는 분위기를 낼 수도 있어요. 어떤 제품을 구매하느냐 마느냐, 선택의 기로에서도 향은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향이 마음에 들면 낯선 제품에도 마음이 열리거든요. 

향이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건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거예요. 향을 이루는 분자가 인간의 코 안쪽에 있는 후각세포에 닿으면, 전기적인 신호를 만드는데요. 이 신호가 대뇌변연계에 닿으면 우리가 향을 인지하는 거예요. 대뇌변연계는 학습, 기억, 감정을 관장하는 기관인데요. 우리가 특정 향을 맡으면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는 것도 향을 인지하는 기관의 역할 때문이에요.

브랜드에서도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향을 사용하곤 합니다. 일명 ‘향기 마케팅’이라고 해요. 

대표적으로 교보문고 사례를 떠올릴 수 있어요. 교보문고는 시트러스, 피톤치드, 천연 소나무 오일을 사용한 ‘The Scent of Page’을 개발해 오프라인 매장에 뿌렸어요. 일명 책 향. 고객들에게 숲에서 책을 읽는 듯한 경험을 주고 싶었대요. 덕분에 고객들은 이 향을 교보문고 특유의 것으로 인식하고, 매장에서의 경험을 오래 기억하죠. 교보문고의 책 향을 구하고 싶다는 문의가 빗발쳐 디퓨저와 캔들로도 만들었다고 하니, 성공적인 향기 마케팅이에요.

지금의 향수가 만들어지기까지

향수는 4~5천 년 전 고대 이집트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고대 이집트인들은 천연 아로마 오일을 만들어 제례 의식과 미용, 그리고 미라를 봉합할 때 사용했다고 해요. 특히 더운 기후 탓에 땀을 많이 흘리던 이집트인들은 자신의 체취를 감추고 싶어 했죠. 이때는 과일과 식물 그리고 동물에서 자연적인 성분을 분리해 향수를 만들었어요. 향수는 문명을 타고 다른 대륙으로 퍼졌고, 향을 제조하는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습니다. 산업이 발전하며 더 이상 과일이나 식물로부터 향을 체취할 필요가 없게 됐어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향료는 대부분 화학 물질을 조합하여 만들어 낸 것들이에요. 주로 석유에서 분리해 정제한 물질이 사용돼요. 더불어 화학 향료 외에 향 고정제인 벤조페논, 물과 기름이 잘 섞이도록 돕는 유화제, 향의 변질을 막는 산화방지제 톨루엔프탈레이트가 혼합되죠. 이렇게 화학 물질을 사용해 향을 만들면, 제작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으며, 향의 지속력도 높일 수 있어요. 그런데 이 물질들은 우리의 몸에는 위험합니다. 인하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임종한 교수는 “인공 향료는 소리 없이 몸을 죽이는 독성 물질”이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특히 우리 피부와 코에 큰 영향을 미쳐요. 특히 디퓨저처럼 지속적으로 공기 중에 향 분자를 퍼뜨리는 제품은 코 속에 염증을 일으켜요. 우리의 피부에 직접 분사하는 향수나 데오드란트는 알레르기성 피부 질환을 유발하고요. 캔들을 사용하면 미세먼지가 발생되기도 해요. 또 벤젠과 리모넨이라는 유해 물질이 실내에 가득 차 호흡기 질환을 유발합니다. 특히 리모넨은 공기 중 오존과 결합하는데요. 이때 발암 물질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가 생성됩니다.

그렇다면 어떤 제품을 쓰면 좋을까요?

인공 향료가 인체에 유해하다고 해서, 없이 살 수는 없을 거예요. 대신 성분을 알아볼 수는 있습니다. 평소 사용하는 제품 성분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EWG 등급에 대해 들어 보셨을 텐데요. EWG 등급은 미국의 비영리 환경 연구 단체인 EWG (Environmental Working Group)에서 마련한 생활 화학 제품 유해성 평가 기준이에요. 녹색, 황색, 적색과 같은 색 구분과 숫자를 통해 유해도를 표시해 사용자들이 제품 안전성을 쉽게 판단 할 수 있도록 도와요. 물론 100% 신뢰할 수 있는 지표는 아니에요. 제품 제조 시 혼합된 화학 물질들이  예상치 못한 유해 물질을 만들 수도 있거든요. 참고만 해주세요!

무엇보다 개인마다 향에 대한 민감도가 다를 수 있어요. 국내에선 2020년 1월부터 착향제 구성 성분 중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 표시를 의무화 하고 있는데요. 현재까진 총 25개의 물질을 표시합니다. 향에 민감한 반응이 나타난다면, 아래 표의 물질들을 피해 제품을 구매하시길 추천드려요.

대놓고 하는 앞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