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Greener 님!

마케터 슬기입니다. 올해의 두 번째 달, 2월을 맞이하며 문득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에 저희 팀은 뉴스레터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헤이버니 팀과 인터뷰를 하고 왔는데요. 누군가에게 저희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Greener 분들과 어떤 마음을 나누고 싶은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잊고 있던 첫 마음이 선명해지더라고요. (인터뷰 내용은 뒤에 이어지는 뉴스를 참고해주세요.)

사실 사람이라는 존재가 그렇잖아요. 대단히 용감하고 때로는 무자비한 것 같아 보여도, 그 어느 생명체보다 한없이 유약한 존재. 그렇기에 타인과 함께 삶을 나누고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존재. 사회적 규범을 세우고, 상호간에 신뢰를 바탕으로 나아가는 존재. 결국 우리의 지속가능한 삶이란 누군가와 연결되어 순환을 이룰 때 실현되나 봅니다. greener 님과 함께 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음에 참 감사해요.

우리 2월도 삶의 정량을 조금씩 더 알아가고, 필요한만큼 사용하는 건강한 습관을 들여 봐요. 쉽지 않지만, 그렇게 나다워지는 노력이 우리의 공동체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 테니까요.

미세 플라스틱의 대표 근원지, 빨래

그린레터 초창기부터 쭉 구독해 주신 그리너는 이미 알고 있을 거예요. 아티클 2화 ‘우리는 미세 플라스틱을 먹어요’에서도 옷을 세탁하는 일을 대표적인 미세 플라스틱 발생하는 경로로 말씀드렸거든요. 특히 해양에서 발견되는 미세 플라스틱의 35%가 세탁 시 배출돼요. 환경 모니터링 연구들을 살펴보면, 환경에 배출된 미세 플라스틱 중 섬유 형태의 미세 플라스틱이 지배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요.

합성 섬유는 세탁 과정에서 물리적 자극을 받으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부분들이 떨어져 나오게 되는데, 그것이 섬유 형태의 미세 플라스틱이에요.

세탁 세제를 더 쓰면 일어나는 일

그런데 세탁 세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미세플라스틱이 더 방출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최근 ‘과도한 세제 사용이 옷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더 많이 발생시킨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어요. 이화여대 연구진이 발표한 내용인데요. 연구진은 같은 양의 빨래를 두고, 적정한 세제를 넣고 세탁한 것과 3~5배 많은 양을 사용한 세탁물의 세탁 폐수 내 미세 플라스틱 양을 비교했어요. 그 결과, 화학 첨가제인 세제를 더 많이 넣을수록 미세 플라스틱의 양도 증가하였는데요. 이 원리는 세제에 들어있는 계면 활성제와 같은 화학 성분이 섬유 표면에 들러붙어 직물을 손상시키는 데 있어요. 섬유에 계면활성제가 많이 닿을수록 더 많은 미세 플라스틱이 섬유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이죠. 

게다가 세제를 많이 쓰면 세척력도 떨어져요. 계면활성제의 양이 많으면 옷에 묻은 때를 더 잘 떼어낼 것 같지만, 오히려 계면활성제가 섬유에 제대로 흡착되지 못한다고 해요. (계면활성제가 섬유를 세척하는 원리가 궁금한 분들은 여기를 눌러주세요.)

무엇보다 빨랫감에 묻은 세제가 씻기지 않고 남아 옷을 망가뜨리죠. 또 그 섬유가 우리 몸에 그대로 닿으면, 건선이나 아토피와 같은 피부 질환을 일으키고요.

섬유에서 발생한 미세 플라스틱은 폐수 처리장으로 유입되어도 말끔히 처리되지 못하고 다시 환경 중으로 유출됩니다. 지금의 수질 공정은 미세 섬유 처리를 위해 설계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폐수 공정 이후에도 연간 2.2 × 10^18 개, 즉 2천2백 경 합성 섬유 유래 미세 플라스틱이 환경에 그대로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말 양이 어마어마하죠? 이렇게 걸러지지 못한 미세 플라스틱은 다시 우리의 입으로, 그리고 자연 생물들의 몸속으로 흘러들어갑니다.

우리 집 빨래에 알맞은 세제 양

세탁을 안 할 수는 없지만, 섬유 미세 플라스틱을 줄이는 방법이 있어요. 적당한 양의 세탁 세제를 사용하는 것이죠. 저도 빨래할 때마다 세제와 섬유 유연제를 많이 넣으면 옷이 더 깨끗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앞으론 제 느낌보단 정량에 따르려고 해요. 아래 표는 액체 세제 권장 사용량이에요. 각 브랜드의 제품 특성마다 사용량이 미세하게 다를 수 있지만,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제시하는 세탁 지수가 있거든요.

보통 사용 중인 제품 패키지 뒷면을 확인해 보면 세제 권장 사용량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요. 빨래 양과 사용하고 있는 세탁기 종류에 따라 적절한 세제 양을 맞춰 세탁을 하면 되는데요. 세탁물의 무게 단위로 표기가 되어 있어, 감이 잘 안 잡힐 수 있을 것 같아요. 수건 약 15장 정도를 3kg이라고 생각하면 훨씬 이해가 쉬우실 거예요. 꼭 위의 표를 참고해서 알맞은 세제 양을 사용해 주세요. 우리의 옷과 우리가 살아가는 자연을 아끼는 방법이니까요. 무엇보다 내 삶의 주인인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