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Greener 님!

새해 맞이는 잘 하셨나요? 떡국도 맛있게 드셨는지요. :)

올해 떡국과 함께 한 살 더 먹었는데, 6월부터는 먹은 나이를 도로 뱉어야 한다고 하네요. 어쩐지 아쉬우면서도 기분 좋은 건, 저만 그런 걸까요? 😇

새해 첫 그린레터를 준비하면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고민했어요. 필요한 만큼 사용하는 생활 습관을 돕기 위해 어떤 정보를 나누면 좋을까 하고요. 오랜 고민 끝에 레스벗그리너가 가장 관심을 두는 세탁 세제 이야기부터 해보려고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꼭 사용하는 세제, 그 이야기부터 시작해 볼게요!

얼마 전에 굉장히 흥미로운 영상을 하나 봤어요. 유튜브 채널 <조승연의 탐구생활>에서 ‘빨래의 역사’를 다룬 콘텐츠인데요. 옛날 유럽에서는 빨래를 어떻게 했을까, 궁금한 적 없으세요? 유럽 역사극에서 본 여성복은 몇 겹의 천과 실크로 덮인 거대한 드레스잖아요. 물론 남성복이라고 단순하지 않아요. 심지어 옛날엔 옷을 수시로 갈아 입었대요. 오늘날엔 아침에 입고 나간 외출복을 저녁에 귀가할 때까지 입고 있지만, 옛날엔 티 타임, 말을 탈 때, 그냥 외출할 때, 저녁 식사에 모두 다른 옷을 입었대요. 빅토리아 시대에 여성들은 하루 평균 12번 옷을 갈아 입었을 정도라고요.

김홍도, 빨래터, 《단원 풍속도첩》

우리나라라고 달랐을까요? 유럽 문화처럼 때마다 옷을 갈아입진 않았겠지만, 우리 조상들도 몸에 걸치는 옷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던 건 마찬가지예요. 그러니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사 노동에서 빨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했어요. 과거 우리나라 여성들의 노동을 다루는 풍속화에 빨래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한 게 아닐까요? 그러니까 세탁기와 세제는 여성을 가사 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킨 영웅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요.

세제가 빨래를 돕는 원리

우리나라 최초의 세탁기, 금성전자의 ‘백조 세탁기’ / 출처: 문화재청 

우리나라에 세제가 탄생하게 된 건 1969년, 금성전자 (현 LG전자)의 ‘백조 세탁기' 등장 시기와 맞물려요. 빨래의 핵심은 세탁물과 때를 분리시키는 것인데요. 옛날엔 사람이 직접 빨랫감을 문지르거나 방망이로 두드려 때를 떼어냈다면, 세탁기는 통을 흔들어 물의 압력으로 사람의 역할을 대신 합니다. 여기서 세제의 역할은 섬유를 더 빨리 물에 젖게 만들어, 때를 불리는 일인데요. 세제는 빨랫감에 묻은 오염 물질을 둘러싸며 얇은 막을 만드는데, 이때 오염 물질의 접착력이 느슨해지면서 옷에서 떨어져 나가게 돼요.

계면활성제의 정체

계면활성제가 때를 제거하는 과정

세제에는 계면활성제가 들어 있어요. 계면활성제는 이름 그대로 (경)계면을 활성화해 물과 기름을 섞이게 만들죠. 계면활성제의 분자 구조는 물과 친한 성격을 가진 머리와, 기름과 친한 꼬리를 가진 형태로 성냥개비처럼 생겼는데요. 덕분에 물(세탁기 안의 물)과 기름(세탁물에 묻은 때)이 섞인 상태에 들어가면, 머리는 물 쪽으로 꼬리는 기름 쪽으로 반응해요. 꼬리는 기름에 엉겨붙고, 머리는 물에 반응하니, 꼬리에 기름이 달라 붙어 물로 떨어져 나오게 되는 거예요. 이 과정에서 거품이 발생합니다. 이런 특징으로 계면활성제는 다양한 생활용품에서 쓰이는데요. 세제 뿐만 아니라 치약, 샴푸, 손 세정제에도 계면활성제가 들어가요.

그런데 계면활성제가 환경을 해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셨죠. 2016년에는 세제 공장에서 계면활성제가 하수로 유출 되는 바람에 물 속에 사는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사건도 벌어졌어요. 계면활성제로 인해 생기는 거품이 물의 햇빛과 산소 공급을 차단해 물의 자정 능력이 떨어진 탓이었죠. 수질 오염, 자연의 생존권 위협 뿐만 아니라 이렇게 오염된 물은 다시, 물을 사용하는 우리의 몸으로 돌아옵니다. 입 속으로 들어오고, 피부에 스며들죠. 특히 이 계면활성제는 우리 피부를 보호하는 필수 수분이나 기름까지 제거하기에 더 치명적인데요. 빨랫감에 남은 세제가 아동들의 아토피를 높인다는 연구는 이미 검증된 바 있어요.

나에게 맞는 세탁 세제 고르는 방법